청지기 칼럼

딸아이의 자립

작성자
srsch
작성일
2021-04-23 15:10
조회
29
6학년이 되던 겨울에 상록수마을 가족이 된 딸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지난해부터 졸업하면
자립하겠다고 자주 공언을 해왔습니다. 사고만 치던 녀석인데, 동생들에게 본이 될 수 있게 잘 준비해서
멋지게 자립을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의욕이 앞서서 자유롭게 혼자 사는 생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고,
현실적인 생각을 많이 안해봐서 생활비가 얼마나 들어가는지도 잘 모르고, 앞뒤 없이 도전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후로 1년을 지내 오면서 시간만 나면 자립하기 전에 준비되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준비를 잘 한다고 해도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도 이야기 하고,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까지 상세하게 자주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는 LH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주택이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알려주고, 실제 지원
받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었습니다. 다른 지원 받을 수 있는게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찾아가며 자립을 준비해왔습니다.

함께 생활하는 사회복지사들에게도 상세하게 이야기 해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기는
하지만 아직 홀로서기에는 어려운 나이이니까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수시로 점검하라고 당부해
두었습니다.

설날이 지나고 자립이 결정되어야 할 때가 되어서 준비한 걸 내 놓아 보라고 하니, 좀 어설픈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자립을 하겠다는 의지는 확실했습니다. 안산시에 정식으로 자립관련 서류를
접수하고 미진한 부분들을 야단을 치고 다그쳐가면서 준비해주었습니다.

퇴소하는 날 데려다 주면서 정신 차려야 한다고 냉정한 모습을 보이고 돌아섰습니다.
돌아오는데 어쩔 수 없이 울컥...
험한 세상에서 잘 살아가 주기만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