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기 칼럼

아빠로 살기

작성자
srsch
작성일
2021-04-23 10:23
조회
158
우리 아이들 중에 양친 부모를 모두 기억하는 아이들이 몇 없습니다.
대부분 한 쪽 부모 얼굴만 기억하고 한 쪽 부모와는 어렸을 때 헤어져서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모두 기억한다 해도 따로 살고 있거나
연락한지 오래된 상태여서 원망도 있고 마음의 아픈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얼굴을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막연하게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안탑깝기도 하지만 대신 해줄 수 없는 부분이어서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상록수마을 가족이 된지 1년 정도 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있는데,
미혼모 엄마와 생활하다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입소하게 된 아이입니다.
다른 아이들 보다 감성적인 면이 뛰어나서 감동도 잘하고 차분한 면도있지만,
잘 토라지기도 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물건을 부수거나
자주 시비를 걸어 싸우기도 하고 사건을 많이 저지르기도 합니다.

입소 전부터 ADHD 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많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무언가를 내밀면서 "제가 소중하게 아끼는 건데 목사님이 아빠 대신 받아주세요"
석고로 만든 하얀색 작은 강아지 인형이었습니다.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 갔지만
받아들고는 아무 말도 없이 안아주었습니다.

목회의 방향을 찾고 싶어서 방황하던 시절, 새벽 버스 정류장에 앉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얼굴도 알지 못하는 아빠에게 선물하고 싶은 그 마음을
그냥 받아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놓고는...
중학생 형하고 컵을 깨서 던지고 싸우는 바람에 병원에 뛰어가고 한 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건네준 선물을 보며 그냥 웃습니다.
감성 파괴 ㅎㅎ~^^ 대신 아빠 되는 일이 참 어렵네요...